도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박민규

sosohanproject 2021. 5. 8. 11:33

책제목 :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지은이 : 박민규

출파사 : 한겨레출판

46쇄

 

나 참 이런 웃긴친구를 보았나..

 

촌스러운 삼미의 로고 만큼이나 촌스러운 표지의 이 책은 정말 빵빵 터질 만큼 재밌다.

웬만한 만화책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지금은 전설로 사라진 삼미의 팬으로써 삼미를 지켜보고 응원한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프로란 어떤 삶일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P. 125

 그날 밤 나는 새로운 사실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그저 평범하다고 생각해온 내 인생이 알게 모르게 삼미 슈퍼스타즈와 흡사했던 것처럼, 삼미의 야구 역시 평범하다면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야구였단 사실이다. 분명 연습도 할 만큼 했고, 안타도 칠 만큼 쳤다. 가끔 홈런도 치고, 삼진도 잡을 만큼 잡았던 야구였다. 즉 지지리도 못하는 야구라기보다는, 그저 평범한 야구를 했다는 쪽이 확실히 더 정확한 표현이다. 다시 말해

 평범한 야구를 했던 삼미 슈퍼스타즈.

 이 얼마나 적확한 표현이란 말인가. 그러나 거기서 파생하는 또 하나의 의문. 확실히 평범한 야구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왜 삼미는 그토록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팀으로 모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걸까. 그것은 아마 기록과 순위의 문제 때문이겠지. 라고 나는 생각했으나, 곧 평범한 야구라면 최하위를 기록할 이유가 없다는 쪽으로 다시 생각의 흐름이 바뀌어갔다. 그렇다. 평범한 야구란 6개의 팀에서 3위나 4위를 달리는 팀의 야구를 일컫는 말일테지. 그럼 왜?

결론은 프로였다.

 

P. 127

  아무리 봐도 3위와 4위가 그럭저럭 평범한 삶처럼 보이고 6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최하위의 삶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것이 프로의 세계다. 평범하게 살면 치욕을 겪고, 꽤 노력을 해봐야 부끄럽긴 마찬가지고, 무진장, 눈코 뜰 새 없이 노력해봐야 할 만큼 하는 거고, 지랄에 가까운 노력을 해야 '좀 하는데'라는 소리를 듣고, 결국 허리가 부러져 못 일어날 만큼의 노력을 해야 '잘하는데'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꽤 이상한 일이긴 해도 원래 프로의 세계는 이런 것이라고 하니까.

 

 우리의 저자는 삼미의 고군분투했던 과정을 보며 인생의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나 역시 위 대목을 읽으며 참 공감이 많이갔다. 평범한 노력은 치욕이다. 반에서 평범한 노력을 기울여 공부하면 그 결과는 치욕이다. 직장생활에서 평범한 노력은 치욕이다. 이게 우리네 삶이다. 

 

침대도 과학이고 타이어도 프로라는 시대에 평범하게 살아 벼락거지가 된게 당연하구나 싶은 순간이었다.

 

 

아..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게 아니다. 이것은 쓰니의 학창시절 깨달음이고 사회생활을 ㅈㄹ 열심히 하다 직장에 잘리고 어렸을 적 친구이자 같은 삼미의 팬이었던 조성훈을 만나게 되며 다른 깨달음을 얻게된다. 

 

조성훈은 말한다. 우리는 어쩌다 프로가 되었나. 삼미의 목표는 우승이 아니었다. 야구를 통한 자기 수양. 이 세상은 우리를 프로로 만들고 싶어하지만 삼미는 그것에 저항했다. 그것이 조성훈의 핵심이었다.  조성훈에게 삼미는 하나의 종교였다.  그렇게 그들은 삼미의 팬클럽을 다시 결성하게 된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