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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어떻게 내 삶에 1순위가 되었을까?

잡다한 이야기

by sosohanproject 2022. 6. 2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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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월 남아를 키우고 있는 육아휴직을 한 30대 중반 여성이다. 

요즘 "메이크타임"이라는 책 한권을 보고있는데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쓰고 우선순위를 정해보라고 해서 그렇게 해보다 문득 내 1순위가 육아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육아가 1순위다. 나는 왜 육아를 중요도에서 1순위로 꼽았을까?

내가 스스로 정하고 쓴거니 1순위를 독서나 자기개발로 둘 수도 있는데 왜 나는 스스로 육아를 1순위라고 자처했을까?

30년 넘게 나만보고 살았던 인생에서 갑자기 아이가 훅 들어왔다. 그 순간부터 잠도 제대로 못자며 시달리고 있다.

육아라는게 가만히 생각해보면 업적이 아니다. 잘크면 지탓, 안되면 내탓이겠지. 막말로 아들 잘키우면 며느리만 좋다는 말이 괜히 나온말은 아니겠다고 생각해본다.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나한테 남는 장사도 아니다. 육아의 목적을 독립에 둔다면 나에게는 뭐가 남지? 공수레 공수거인가?? 

그렇게 생각해보다가도 뭐 언제 일할때는 누가 알아주고 나에게 남는게 있었나 싶기도 하다가.. (물론 아주 약간의 돈은 남겠지). 

싱숭생숭.. 잠드는 순간까지 그랬다. 

인생.. 현자들의 말처럼 현재의 순간을 누리고 즐기다 살면 되는 것인가..

문득 나는 왜 육아를 선택하였나. 유튜브 책식주의를 보다보니 육아를 할때 받았던 스트레스가 아이가 독립하고나서 떠나자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도 한다. 

노년에 누리는 행복한 삶 ^^

나는 왜 이길을 선택하였나. 남편과 행복하자고 결혼했다. 결혼 초반에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사라졌었다. 둘이 노는게 너무 재미있었다. 그러다가 남편이 아이를 원하기도 하고 '둘보다는 셋이 더 재미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웬걸 애를 낳았더니 낳은 순간부터 남편과 시댁에게서 뒷순위가 되었다. 나에게 헌신?하던 남편은 이제 나와 대화할때도 내가 아닌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래도 자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특히 손이 너무 귀여워. 엄청 짧고 통통하고 하얗고 막 그렇다. 물론 잘때봐서 그렇다. 

물론 행복도는 더 떨어지더라도 삶의 충만감은 더 높은 길이긴 하다. 아이가 없었다면 행복함 속에서 문득문득 몰려오는 허무함 역시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게 좋아하던 자전거도 더 이상 타지 못하게됐고 매 주말마다 다니던 카페데이트도 쉽지 않다. 그래도 시댁가면 뭔가 효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아이가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르는 사람들과도 쉽게 대화할 수 있다. 육아는 아직 나에게 알쏭달쏭한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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